장경동 목사의 불교 비하 발언으로 인터넷이 떠들썩하다. 기독교의 배타성이야 기독교인 말고는 다 아는 사실이고, 장경동 목사의 발언도 ‘기독교인으로서 당연한 것’이라 나는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장경동 목사의 말 가운데 하나가 발목을 잡아 결국 글을 쓰게 되었다.

『스님들은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빨리 예수를 믿어야 한다. 불교가 들어간 나라는 다 못산다. (나의 이런 발언이) 불교를 비하한다고 하는데, 나는 바른 말을 한 것이다.』
- 장경동 목사 -


일단 위 주장을 반박해보자면 한국과 일본이 있다. 두 나라 모두 -다른 종교와 비교할 때- 불교의 영향력이 상당한 나라다. 물론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종교는 다른 종교와 다른 종파에 대한 배타성으로 똘똘 뭉친 개신 기독교이긴 하지만 불교의 영향력도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 종교인구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종교가 바로 천만 명의 신도 수를 자랑하는 불교이기 때문이다. 곧, 우리나라와 일본도 “불교가 들어간 나라”이기 때문에 위 주장은 옳지 않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불교국가는 못산다는 말에서, 약간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맥락의 “기독교 믿는 나라는 잘산다”는 주장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지금 유럽, 미국이 잘사는 것은 기독교 덕분이 아니라 자유롭고, 합리적인 사상(이는 반기독교적이다. 종교는 인간의 자유와 이성을 억압한다.)에 기반을 둔 르네상스와 산업혁명에서 비롯한 놀라운 정치적, 철학적, 과학적 발전이 있었고, 다른 나라를 식민지로 삼아 수탈해 막대한 이득을 챙겼기 때문이다. 오히려 기독교가 가장 득세했던 중세 유럽보다 기독교는 거의 발 붙이지 못했던 당시 동양이 경제적으로 훨씬 더 풍족했었다. 기독교는 발전의 걸림돌이었을 뿐이다.

『문명이 기독교 민족들 사이에서 그 절정에 이르는 것은, 기독교의 사상이 그것에 알맞기 때문이 아니라, 기독교적 사상이 죽어 더 이상 많은 영향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


또 이미 오래전 여러 신문에서 신앙심과 부(富)는 일반적으로 반비례관계라는 연구결과를 보도했는데도 일반 평신도도 아닌 상당히 영향력 있는 목사가 아직도 이런 생각(기독교 믿는 나라는 잘살고, 불교 믿는 나라는 못산다)을 하는 게 어이없을 뿐이다.

끝으로 옆 나라 일본을 한 번 더 언급하겠다. 만약 기독를 믿어야만 잘산다면, 수상이 나서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열심히 하고, 전체 인구 중 기독교 인구는 채 1%도 안 되는 일본은 왜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인가? 기독교인들에겐 매우 불가사의한 일일 것이다. 혹시 일본인은 ‘부지런한 민족’이라서 그렇다는 대답이 나온다면 결국 중요한 건 부지런함이지 종교가 아니라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된다. (나는 특별히 ‘부지런한 민족’이라는 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제정책, 정치, 국제적 여건 같은 여러 변수가 나라를 부유하게 할지, 가난하게 할지 결정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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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2013년 4월 30일 명예훼손 게시글이라는 이유로 임시차단 되었고, 당시 제가 블로그를 관리하지 않는 상태라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 후 30일 이내에 복원신청을 하지 않아 글은 그대로 삭제되었습니다. 전 이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되어 Daum에 항의를 했지만,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복원신청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2014년 1월 5일 백업된 글을 찾게 되어 재게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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