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독경에서 과학적 사실과 다른 내용이나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는 내용을 지적하면 기독교인들은 이렇게 주장한다. “그건 그렇게 해석하는 게 아니에요”

기독경 해석을 잘못했다는 주장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1. 표현을 그렇게 했을 뿐이다
 1) 기독경은 옛날에 쓰였기 때문에 시대적인 배경을 고려해야 한다.
 2) 신화적으로 그렇게 표현했을 뿐이다.
 3) 문학적으로 그렇게 표현했을 뿐이다.

2. 옮기면서 잘못 옮겨졌다
 1) 기독경은 여러 번 옮겨지면서 변형이 되었다.
 2) 번역하면서 실수가 있었다.

아래 반박은 위 주장을 각각 반박한 게 아니라 주장 둘 다를 다른 두 관점에서 두 번 반박한 것이다.

1. 기독교인 대부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표현을 그렇게 한 것이건 옮겨 적으면서 실수가 있었건 기독교인 대부분은 기독경의 모든 구절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들은 기독경에 아무 오류가 없고(기독경무오류설) 그 안에 담긴 내용이 모두 있는 그대로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아담과 하와, 대홍수, 노아의 방주, 모세의 기적(홍해 갈라지는 것) 같은 것을 나와 있는 그대로 사실로 믿는다. (이 반박은 근본주의자가 아닌 사람에겐 해당되지 않는다)

2. 그 말은 다른 구절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것은 야훼의 존재, 천지창조, 대홍수, 모세의 기적, 예수의 기적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말이다. 야훼가 존재한다, 천지를 창조했다, 대홍수가 일어났다, 홍해가 갈라졌다, 예수가 기적을 일으켰다 하는 것 모두가 신화적인 표현이거나 문학적인 표현일 수 있다. 아니면 옮겨지면서 변형이 되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왜 다른 구절은 잘못 해석했다는 말이 없고 거의 모든 사람이 과학적으로 틀렸거나 윤리적으로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기독경의 구절만 쓰여 있는 대로 해석하는 게 잘못이라고 하는가.
 또 “내가 이 세상을 평화롭게 하려고 온 줄로 아느냐? 아니다. 사실은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는 예수의 말은 당연히 비유니 상징이니 하면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나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도 사실 문학적인 표현이나 잘못 옮겨진 것일 수 있는데 이런 것엔 한마디 말도 없다.

과학적 사실이나 보편적 윤리가 기독경의 내용과 다르면 기독교인들은 기독경의 구절을 잘못 해석했다고 둘러댄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러는 것도 아니다. 기독경과 어긋나는 과학이론이 나오면 처음엔 기독경과 다르니 과학이론이 잘못되었다고 하면서 사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지동설, 진화론 등), 윤리도 기독경의 내용이 옳다(동성애 반대, 노예제 등)고 주장한다. 그러다 그 과학이론이나 윤리가 대중들에게 널리 인정받으면 갑자기 태도를 바꿔선 “그건 기독경 해석을 잘못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난 절대 기독경을 내 마음대로 해석하거나 잘못 해석한 게 아니다. 대다수 기독교인이 기독경에 절대 진리가 담겼다고 생각하고, 그 내용을 있는 그대로 믿어서 나도 그들의 주장이 과연 옳은가 알아보려고 그들처럼 기독경에 절대 진리가 담겼다고 가정하고 기독경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해석한 것뿐이다.


『기독교의 진리는 역사적 진리를 긍정하기는 커녕, 역사의 진리와 어긋날 때마다 여러 가지 모양으로,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회피하거나 은폐하면서 그것을 얼버무리고 있다.』

 - 알베르트 슈바이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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