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믿는 사람들은 다 바보냐? 그러면 세계 인구의 1/3이 바보겠네?"

기독교의 논리적 모순, 비과학적 내용 등을 말하면 이런 식의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창조설을 비판해도 역시 "창조론 믿는 수많은 기독교인은 다 바보냐?"는 식의 말을 한다. 본격적인 종교 비판에 앞서 앞으로 있을 이런 사소한 논리적 오류들부터 짚고 넘어가겠다. (기독교 말고 다른 것을 넣어도 되지만 여기선 특히 기독교를 다루므로 글에 기독교를 넣어 쓰겠다.)

1. 그럼 기독교 안 믿는 사람들은 다 바보냐? 세계 인구의 2/3가 바보겠네?
전 세계의 1/3이 기독교를 믿으니 기독교를 믿는 사람도 많지만 안 믿는 사람이 더 많다. 기독교를 안 믿는 사람들도 많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어쩌면 기독교인들은 기독교를 안 믿는 2/3를 바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참고로 기독교는 종파마다 다 제각각이니 이 1/3을 한 종교로 보면 안된다.)

2. 어떤 것을 잘못 생각했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무조건 '바보'라고 하지 않는다.
사람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에 살아가다가 여러 실수를 할 수 있다. 시험칠 때 한 번도 안 틀리고 100점만 맞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이때 몇 문제 틀린 사람을 '바보'라고 하던가? 답을 잘못 적거나 문제를 잘못 읽어서가 아니라 문제도 제대로 읽고 답도 자기 생각대로 찍었는데도 틀렸을 때를 말하는 거다. 마찬가지로 그 사람들이 '바보여서'가 아니라 생각을 잘못 해서일 뿐이다.

3. 그렇다. 기독교인들 모두 바보다.
여기선 '바보'를 '잘못 생각한 사람'이란 뜻으로 쓰겠다. "기독교 믿는 사람들은 다 바보냐?"는 질문을 할 때 '그렇게 많은 사람이 믿는데 틀릴 리가 없다'는 생각이 담겨있는 것 같다. 기독교인 모두가 바보이면(잘못 생각하고 있다면) 안 되는 이유가 있는가? ("그럼 바보인 이유 있는가?" 묻는다면 "그렇다"고 답하겠다.) 절대다수의 사람들이 옳다고 생각해도 사실이 아닐 수 있다. 과거 사람들은 지구가 평평하다고 생각했었다. 모두 잘못 생각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금 기독교인들도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맨 위 질문은 객관적 사실이 대다수 사람의 생각과 다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나는 종교인을 '바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종교의 주장이나 교리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잘 모르거나, 실수를 하여 틀렸을 뿐 그것 말곤 보통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다고 본다. 또 난 종교인들이 내세우는 주장을 무조건 무시하지 않는다. 그 주장을 분석한 후 논리적으로 타당한 근거와 과학적인 증거가 없다고 반박할 뿐이다.

자신이 믿는 종교에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면 얼마든지 가져오기 바란다. 그게 정말 타당하다면 내가 생각을 바꿀 수도 있다. 논리와 근거있는 글은 얼마든지 환영하니 그저 "기독교 믿는 사람들은 다 바보냐?"같은 유치하고 비논리적인 글만 안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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