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종교가 없애주니 종교는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 반대다. 종교가 사후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게 아니라 종교 때문에 사후세계에 대한 두려움이 생긴 것이다.

종교에서 외치는 수많은 주장 가운데 하나가 바로 영혼(다양한 뜻이 있기 때문에 여기선 ‘인간이 죽어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는 인간의 본질’이라는 뜻으로 쓰겠다)이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인간은 죽으면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영혼이란 게 있어서 천국, 지옥 따위를 간다는 것이다.

영혼 같은 게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보자. 죽으면 ‘나’라는 존재가 완전히 사라진다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사후세계에 대해 생각해 보면 답은 나온다. 사후세계가 있다고 해도 ‘나’가 없는데 사후세계를 어떻게 갈 수 있는가? ‘나’가 사후세계에 간다는 것은 ‘나(영혼)’가 존재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가능하다.

영혼이 존재한다는 생각, 그리고 영혼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종교 때문에 사후세계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는 것이다.

『죽음은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가 존재하는 한 죽음은 우리에게 있지 않으며, 죽음이 오면 우리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 에피쿠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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