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준 책 돌려받는 방법

사람들의 의식이 성숙하지 못한 탓인지 빌려간 책을 돌려주지 않는 일이 많습니다. 비단 책뿐만이 아닙니다. 게임 CD, 음반, DVD 등 뭐든 간에 빌려주고 나선 도통 행방을 알 수 없습니다. 만나서 말로만 돌려달라고 해봤자 잊어버리고 안 가져옵니다. 쉽게 줄 것 같았으면 벌써 주었습니다.

최선의 방법은 처음부터 빌려주지 않는 것이지만, 이미 빌려준 사람에겐 최후의 방법만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책을 확실히 돌려받는 방법은 바로 빌려간 사람 집까지 쫒아가서 받아내는 겁니다. 시간 내서 둘이 같이 가야합니다. (이때 등에 메는 가방을 갖고 가면 좋습니다. 겨우 돌려받은 책 집에 가다가 놓고 내릴 수 있습니다) 끈질기지 않으면 돌려받기 어렵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겨우겨우 책을 돌려받았으면 이제 똑바로 지켜야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최선의 방법은 책을 빌려주지 않는 겁니다.


책을 빌려주었을 때 일어 날 수 있는 안 좋은 일

별 생각 없이 책을 빌려주는 사람이 있는데 책을 빌려주면 아래와 같은 안 좋은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빌려주더라도 이걸 알고 빌려주어야 합니다.

1. 너무 늦게 돌려준다.
2. 돌려주지 않는다.
3. 다른 사람에게 또 빌려준다.
4. 돌려받더라도 책이 훼손된다.
5. 책이 정말 필요한데 책을 빌려줘서 또 사지도 못 한다.
6. 1~5의 일로 빌려간 사람과 사이가 안 좋아진다.


책을 안 빌려주었을 때 일어 날 수 있는 안 좋은 일

1. 그 사람과 사이가 안 좋아진다.
 - 불만을 제기하고 불평은 할 수 있지만, 고작 이런 걸로 사이까지 안 좋아진다면 가까워져 봤자 별로 득 될 것도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이해해줍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오히려 책을 빌려줘서 사이가 안 좋아질 수 있습니다.

2. 나도 다른 사람한테 책을 빌릴 수 없다.
 - 책을 사거나 가까운 도서관에서 빌리면 됩니다. 정 빌려야 할 책이면 아래 대처법2를 거꾸로 하면 됩니다.

3. 다른 사람이 좋은 책을 접할 기회를 박탈하는 것 같아 기분이 안 좋다.
 - 저도 친구한테 “제일 악질적인 형태의 독점인 지식을 독점하는 반동 부르주아”라는 농담반 진담반인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책을 빌려가서 안 돌려주는 사람 대부분이 그 책을 다 읽지 않아서 안 돌려주는 겁니다. 그리고 이건 아래 대처법에서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책을 안 빌려줘서 서로 어색하고, 약간 기분상하는 건 잠깐이지만, 못 받아서 신경 쓰는 건 오래갑니다. 책도 잃고, 친구도 잃고 싶지 않으면 아예 안 빌려주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빌려줘서 갑자기 안 빌려주기 어색할 때

뭐든지 처음은 있는 법입니다. 한 나라의 법도 전날까진 합법이었지만, 시행일부터 불법이 됩니다. 당당하게 말하세요.

생각을 바꿨다. 이제부턴 책을 빌려줄 수 없다. 지금부터 새로운 규칙이 생겼다.


기본적인 규칙 한 가지

책 돌려받지 못 해서 전전긍긍하기 싫으면 책을 안 빌려주면 됩니다. 단,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규칙이 있습니다. 모두에게 똑같이 책을 빌려주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 규칙을 거절할 때마다 말해야 합니다. “난 누구한테도 책을 빌려주지 않는다”

누군 빌려주고, 누군 안 빌려주고 하면 안 됩니다. 당사자가 차별로 기분 상하는 것도 있고,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힐 수도 있습니다. 책 빌려주고 못 받는 사람들이 바보라서 아무에게나 막 책을 빌려준 게 아닙니다. 돌려줄 거로 생각해서 빌려준 건데 안 돌려주는 겁니다.


책 빌려달라고 할 때 대처법 1

책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그냥 안 빌려준다고 하고 끝내면 안 됩니다. 대안을 제시해 주어야 합니다. 정말 읽을 사람이라면 이렇게 해서라도 읽습니다.

1. 아주 시골이 아니라면 도서관이 최소 한 구에 하나정도는 있을 겁니다. 근처 도서관에서 빌려 보라고 하면 됩니다. 도서관에 책이 없으면 신청하면 된다는 것도 자세히 알려주면 됩니다. 같이 도서관에 가는 것도 좋습니다.

2. 도서관에 없고, 빨리 읽어야 한다면 대형서점에 가서 읽으라고 하면 됩니다. 하루 종일 죽치고 앉아서 책만 봐도 상관없습니다. 이것도 같이 서점에 가면 좋습니다.

3. 이것저것 다 안 된다면 사라고 하면 됩니다. 서점에 갈 시간이 없어도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사면 됩니다. 돈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겁니다. 좋은 책을 사는 건 돈을 정말 가치 있게 쓰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책값을 받은 출판사는 더 번창해서 좋은 책을 더 많이 낼 겁니다.

4. 아니면 “난 절대 책은 못 빌려준다. 차라리 사 주겠다”고 한 다음 한권 사주면 됩니다. 그러면 자신이 책을 얼마나 아끼는지 알게 되고 빌려달란 말 함부로 안 합니다.


책 빌려달라고 할 때 대처법 2

책을 서점에서 팔지 않고, 도서관에도 없고, 볼 수 있는 방법이 자신의 책을 보는 것 밖에 없을 때가 가장 난감합니다. 하지만, 이때도 방법은 있습니다.

1. 집으로 초대합니다. 집에 와서 읽으라고 하면 됩니다.

2. 독서실처럼 책 읽을 만한 곳에 같이 가서 딱 그 사람이 책을 읽는 동안만 빌려주는 겁니다. 주인이 옆에 있어서 책 함부로 안 다루고, 돌려받지 못 할 일도 없습니다. 그동안 자신은 다른 책 읽거나 공부하면 됩니다. 한 번에 다 못 읽었으면, 여러 번 하면 됩니다.


글을 마치며

책을 안 빌려주는 것은 속된 말로 쪼잖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후관계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남의 물건을 빌려가서 오랫동안 안 돌려주는 건 도둑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그런 ‘도둑질’이 있었기에 그걸 방지하려고 책을 안 빌려주는 겁니다. 책을 빌려간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책을 소중하게 여기고, 빨리 읽고 바로 돌려주었다면 이런 글은 작성되지도 않았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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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issmm.tistory.com BlogIcon 이슴 2008.12.17 23:21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구구절절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저도 빌려주어서 못 받은 책이 수두룩합니다.(지금 기억나는 목록들만으로도 a4 반 페이지는 채울 수 있을 듯) 모든 대처법이 타당하지만 특히 대처법 4번은 직접 써먹어볼 요량입니다. 대여를 요구하는 사람을 가장 효과적으로 침묵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 같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이기적인 책 독식가2 이만 물러갑니다.

  2. Favicon of https://countingpulse.tistory.com BlogIcon TheStrokes 2017.06.20 08:07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너무 공감가네요. 어째된 게 한번 빌려준 책들은 돌아오는 꼴을 못 보겠습니다. 위에 적으셨듯 '아직 덜 읽어서'라는 핑계가 제일 많네요. 아오 돌려달라고 쪼아대다가 사이 틀어질까 걱정이고 안 빌려준다고 하면 치사한 놈 될까봐 고민이네요.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