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래 쓰고자 했던 글이 아니면 되도록 쓰기를 자제하려고 노력합니다. 블로그의 글이 잡탕이 되는 걸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김파랑새님의 질문은 글로 대답할 만하다고 생각하여 글을 씁니다.

김파랑새님이 저에게 한 질문입니다.
1. 주인장님은 과학과 종교가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생각하시나요?
2. 그렇다면 어떤 점에서 그렇다고 생각하시나요?
3. 종교가 근본주의 기독교처럼 성경을 글자 그대로 해석하지 않고 위키 백과(신뢰성이 좀 떨어지지만)의 '설명으로만 본다면' 다른 신학/종교관보다는 그나마 합리적으로 보이는, 즉 자유주의 신학도 과학과 대치하는 걸까요?

질문 1,2는 같이 대답하여 두 개의 답변을 하겠습니다.


1. 왜 과학과 종교가 배치된다고 생각하나?

제가 과학은 이성, 종교는 감성? 종교는 비이성! 글에서 썼듯 과학은 이성이고, 종교는 비이성(감성은 포함되지 않음)이기 때문에 배치되며, 공존할 수 없습니다.

이성과 감성이라면 서로 영역이 달라서 얼마든지 공존할 수 있습니다. 음악을 듣거나 할 땐 감성적으로 거기에 빠지면 됩니다. 그러다 어떤 문제를 풀거나 할 땐 이성을 이용해서 해결하면 됩니다.

그러나 이성과 비이성은 충돌합니다. 이성이 아닌 게 비이성입니다. 즉 이성 아니면 비이성, 둘 중 하나입니다. 이성을 사용할 영역에선 중간지대 같은 건 없습니다.

과학은 이성의 대표고, 종교는 비이성의 대표입니다. 이성과 비이성의 전쟁에서 과학과 종교의 전투가 벌어지는 것입니다. 진화론 장군과 창조설 장군이 선봉에서 맞붙고 있고요. (여기서 맞붙는다는 건 일반사람들 사이에서 맞붙는다는 것이지 과학계에서 맞붙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2. 자유주의 신학도 과학과 배치되나?

‘자유주의 신학’이란 것 자체가 좀 모호해서 어떤 것인지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만 그것도 종교에 들어가니까 당연히 배치됩니다.

어떤 자유주의 신학 종교인이 과학적 사실을 따르면서 종교를 믿는다고 했는데 그는 다른 종교인보다 과학을 좀 더 많이 받아들인 것뿐입니다.

종교 근본주의자(아프리카 오지 같은 곳에 살지만 않으면)라도 손전등이 안 켜진다고 해서 빛에 관한 과학이론, 전기에 관한 과학이론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건전지가 다 됐거나 손전등이 고장났다고 생각하고, 건전지를 바꾸거나 손전등을 고치려고 하겠지요. 즉 자유주의 신학이건 근본주의건 간에 그 양만 다를 뿐이지 다 과학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과학을 받아들이는 양에 따라 “이것은 과학과 배치되고, 저것은 배치되지 않는다”고 할 수 없습니다. 둘 다 신앙이라는 비이성적인 것을 갖고 있으니 과학과 배치된다고 생각합니다.


답변이 너무 늦은 점 사과드리며 답변에 만족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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