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존재증명 제1원인 반박

『신을 믿지 않는다면, 그럼 세상은 누가 만들었는가?』


유신론자가 무신론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 대부분이 바로 세상의 '창조' 때문인 것 같다. 유신론자들은 세상이 창조되었다고 생각을 하니 우주의 기원에 대한 무신론자들의 생각이 궁금할 것이다.

이 글에선 유신론자들의 주장을 반박하고, 그 '대안' 곧, '무신론자들의 생각'을 말하겠다. 일단 유신론자들이 내거는 '논리'를 보자.

『모든 것엔 원인이 있으니 그 원인을 끝없이 올라가다 보면 궁극적인 원인, 모든 원인의 원인인 제1원인이 있고, 그 제1원인이 신이다.』


1. 이 주장 스스로 내포하고 있는 오류
다른 걸 볼 필요도 없이 이 주장이 스스로 가진 논리적 오류, 곧 모순을 찾을 수 있겠는가? 아주 간단하다. "모든 것엔 원인이 있으니"와 "원인을 끝없이 올라가다 보면 제1원인이 있고"라는 말이다. 이 둘은 서로 모순된다. 모든 것에 원인이 있다면 그 제1원인(신)이란 것도 모든 것에 포함되므로 원인이 있어야 하지 않는가? 따라서 "모든 것엔 원인이 있다."는 말과 '제1원인'은 서로 공존할 수 없다.

2. 제1원인이 반드시 신인가?
만약 제1원인이 있다고 치자. 그런데 그 제1원인이 신인가? 전지전능하고, 선한 신? 왜 제1원인이 반드시 전지전능하고 선해야 하는가? 그냥 순수한 에너지일 순 없는가? 처음에 움직인 소립자, 뭐 이런 것이 제1원인일 수도 있는데 왜 반드시 그 제1원인이 -우리가 생각하는, 전지전능한- 신이어야 하는가?

3. 그 제1원인은(그 신은) 누가 만들었는가? 
1번의 반박에 대해,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해 이런 답변이 나올 것이다. "신은 스스로 존재하는 분이다.", "신은 애초부터 존재했었다." 나는 대답한다. 신이 스스로 존재할 수 있다면 마찬가지로 우주도 스스로 존재하거나 애초부터 존재했을 수 있다. 

4. 원인의 무한 소급이 불가능한가?
'궁극적인 원인'이 나온다는 것은 원인의 무한 소급이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이 '논리'는 원인의 무한 소급이 불가능하다는 전제를 깔았는데 원인의 무한 소급이 불가능하다는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우주의 기원을 '신'이라는 빈곤한 상상으로 채워넣은 것을 어느 인도인이 세상은 아주 큰 코끼리의 등에 얹혀 있고, 그 코끼리는 또 아주 큰 거북이의 등에 얹혀 있다고 한 이야기로 비유했다. 그 인도인에게 물어보자. "그 거북이는 무엇에 얹혀 있나?" 유신론자들과 같은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맨 위 말을 인터넷에서 접한다면 이 글처럼 쓰면 되겠지만 긴 글을 쓸 상황이 안되거나 일상생활에서 대화 몇 마디 하는 상황이라면 우린 아래의 말 한마디만 해주면 된다.

『그 창조자는 누가 창조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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